[블록체人 인터뷰] #11.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위한 한 걸음, Ground X 한재선 대표

    2018/05/24 11:47 주아름 huang 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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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국내에 암호화폐 열풍이 불었다. 이는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주목 받게 된 계기인 동시에, 사기 행각이나 규제 혼선 등 관련 부작용이 속출하게 된 발단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카카오가 나섰다.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및 서비스 자회사’, Ground X(이하 그라운드 X)를 설립한 것. 블록체인 전문미디어 코인타임(CoinTime)은 블록체인 인터뷰를 통해, 그라운드 X의 한재선 대표를 만나본다.

 


[블록체人 인터뷰] #11.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위한 한 걸음, Ground X 한재선 대표


Q. 안녕하세요, 한재선 대표님. 코인타임 독자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한재선(이하 한): 안녕하세요, 코인타임 독자 여러분. 그라운드 X의 한재선입니다. 먼저, 저는 2007년에 넥스알(NexR)을 창업하여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사업을 해왔던 사람이고요. 2014년부터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퓨처플레이에 CTO로 합류해 기술 기업을 육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블록체인이 세상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분야로 들어왔습니다.    

 

Q. 그렇다면 대표님께서 가장 관심 있게 보시는 ‘블록체인 적용 분야’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한: 전 산업 분야가 블록체인 혁신을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시차는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컨텐츠 유통과 금융 분야가 아닐까 싶네요.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효과도 바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문제도 관심 있게 보는 분야입니다. 투명성이나 추적 가능성과 같은 블록체인의 특성이 잘 맞기도 하고 여러 사회적 문제에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를 지원하는 것을 바로 실행해 보려 계획 중입니다.

 

Q. 블록체인 산업에도 다양한 프로젝트와 기업이 있는데, 카카오에 합류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한: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던 중에 카카오에서 세미나가 있었어요. 세미나 후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카카오와 함께라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에서 한국 기술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겨 제안을 수락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카카오의 문화였습니다. 블록체인을 다루는 분야를 크립토 스페이스(Crypto Space)라고 하는데요. 블록체인 일을 하려면 이 크립토 스페이스 문화와 잘 맞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합의 문화이고, 개인의 역량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회의를 수차례 하다 보니 카카오가 재밌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어요. 크립토 스페이스 문화와 비슷했죠. 신뢰, 충돌, 헌신을 통한 합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점이 블록체인 문화와 비슷했어요. 또, 어떤 기업보다도 도전을 잘 하잖아요? 카카오와 함께하기로 한 중요한 계기였죠.

 

Q. 그럼 본격적으로 회사 관련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그라운드 X는 일본에서 설립됐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 그라운드 X의 목표는 명확히 글로벌 비즈니스입니다. 이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외에 본사를 두기로 결정한 것이고, 카카오에서 이미 사업 기반이 있는 일본으로 본사를 정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 시장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블록체인 사업은 국경이 없습니다. 디앱을 플랫폼에 올리는 순간 글로벌 사용자 대상입니다. 그라운드 X는 글로벌 시장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블록체인 허브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아시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도 높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조만간 일본과 한국 이외에도 여러 나라에 사무실을 둘 계획입니다.

 

 

Q. 글로벌 플랫폼을 목표로 하신다고 했습니다. 협업을 논의 중인 파트너가 있다던 지 등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생태계는 하나의 기업이나 단체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가자가 같이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낼 거에요. 저희가 첫 삽을 뜨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여러 파트너가 참여하면서 플랫폼 노드 운영뿐 아니라 개발이나 기술 진화까지 함께 만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즉, 카카오가 소유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참여하는 모두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어가려 합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파트너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그 위에서 디앱을 직접 운영할 곳이라 생각합니다. 즉, 자신들의 사업을 디앱화할 곳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죠. 우선, 아시아에서 규모 있게 사업하고 있는 곳들과 논의를 하고 있고,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Q. 모두가 참여하고 소유하며, 관리하는 플랫폼 생태계에서는 디앱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라운드 X는 디앱 발굴을 위해 어떤 전략을 펴실 계획인가요?

한: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늦지 않게 제공하는 것이 디앱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 내에 메인넷을 오픈할 계획이며, 카카오 서비스나 자체 개발 디앱을 메인넷에 직접 런칭하면서 성능과 안정성을 입증하려고 합니다. 물론 디앱 발굴을 위해 해커톤이나 컨퍼런스 등도 기획할 것이며, 블록체인 기술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교육이나 세미나 등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와 더불어 투자와 연계하여 우수한 디앱이 개발과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Q.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관련 교육 등의 특별한 프로세스가 마련되어 있는지요?

: 플랫폼 공동 연구와 개발을 위해 여러 커뮤니티와 대학, 기관들과 만나고 있고 실력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 플랫폼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여의 폭을 넓히고, 공헌도에 걸맞은 인센티브가 제공될 수 있는 구조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작년이 블록체인의 관심이 시작된 해라면 올해는 블록체인의 기반이 다져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상되며 이를 위해 기술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기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기술 교육이나 컨퍼런스 등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도 저희가 독립적으로 하는 것뿐 아니라 이미 잘하고 있는 기존 커뮤니티나 교육 기관들과 협업하거나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 교육에 있어서는 디앱 개발의 기초는 빠르게 교육 프로그램이 확대되는데 반해 그 이상의 고급 수준의 교육이 부재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강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Q. 플랫폼 관련 질문을 좀 더 하겠습니다. 그라운드 X의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기존 플랫폼을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안에 유의미한 트래픽이 나오는 서비스를 론칭하려는데, 사용할만한 플랫폼이 없었어요.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처음 그라운드 X를 만들 때부터 ‘타임 투 마켓’을 염두에 뒀습니다. 올해 내로 서비스를 만들어 블록체인의 효용을 증명하고자 했어요. ICO를 해서 200억 원, 300억 원씩 조달하는데 누구도 서비스를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일반 사용자가 “이 서비스 좋은데”라고 느낄 때 블록체인의 가치가 증명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용자가 쓸 블록체인 서비스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막상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플랫폼을 살펴보니 쓸만한 플랫폼이 없어요. 이더리움은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개수에 한계가 있고요. EOS는 아직 메인넷이 나오지도 않았고요. 카카오의 서비스가 올라갈 만한 플랫폼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우리도 기술력이 있는데, 기술을 쏟아부어서 플랫폼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다른 하나는 플랫폼 개발, 한번 해볼 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한국이 IT 강자라고 하지만, 아직 블록체인에는 윈도우(Windows)나 안드로이드(Android) 같은 압도적인 플랫폼이 없어요. 세상을 바꿀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거죠.

 

 

Q.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현존하는 플랫폼은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라운드 X는 이러한 점에서 착안하여 차별화할 계획으로 비치는데요. 기술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한: Trilemma(Decentralization, Scalability, Security)를 모두 함께 만족시키는 블록체인 기술은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플랫폼들이 탈중앙화 철학에 초점을 맞췄다면 저희는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양만 탈중앙화인 플랫폼은 기본적인 블록체인의 장점을 많이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중간 어딘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카카오 수준의 서비스를 디앱화했을 때 이를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단지 성능만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수준의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디앱이나 크립토 생태계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꽤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블록체인이 제대로 가치를 실현하려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저희 플랫폼에서 중점으로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Q. 언급하셨던 해법을 찾기 위해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 채용을 하고 계시던데, 모두 다 중요하겠지만, 가장 공을 들여 채용하고 있는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한: 아무래도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 분야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플랫폼 개발자를 채용하는 게 쉽지 않은 측면도 있고, 저희 사업의 기반이 되는지라 지속해서 플랫폼 개발자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블록체인 서비스(디앱) 개발자 역시 중요합니다. 저희 자체 디앱도 개발해야 하고 디앱화하려는 카카오 서비스나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위해서 많은 디앱 개발자가 필요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결국 디앱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만 채용하지 않고 글로벌하게 오픈해서 채용하고 있습니다. 누누이 말씀드렸듯이 그라운드 X는 글로벌 사업을 지향하며 그에 맞게 조직도 글로벌하게 갖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적이나 위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실력과 열정이 핵심 아닐까요?

 

Q. 그라운드 X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루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요?

한: 개인적으로 분산이나 탈중앙화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카이스트 박사 과정을 받을 때 연구주제도 P2P를 택했어요. 제가 탈중앙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개인의 가치가 최대로 존중되는 세상이 이상적인 세상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의 투명성으로 인해 세상이 좀 더 투명하고 공평한 세상이 될 거라 믿습니다. 블록체인의 오픈소스 문화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협업의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사업의 본질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의 수혜자는 저 같은 기성세대가 아니라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였으면 좋겠습니다. 기성세대가 산업화의 붐을 타고 인터넷, 모바일 등의 기술 혁명으로 부를 축적하였다면 이제 젊은 세대들이 블록체인 혁명을 통해 새로운 부를 축적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그게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인 것 같고요.

 

Q. 이건 저희 코인타임이 인터뷰 막바지에 드리는 ‘공식 질문’ 같은 것인데요. 3년 후의 그라운드 X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한: 메이저 블록체인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겁니다. 그 위에서 다양한 디앱을 시도하며 블록체인의 킬러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겠죠? 넥스트 구글이나 아마존은 거기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3년 정도면 그 사이에 많은 디앱이나 플랫폼이 망하고 한번쯤 블록체인 산업의 침체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결국 그런 위기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곳이 살아남아 블록체인의 꽃을 피울 것이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 본 인터뷰는 코인타임이 직접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주로 하고, 카카오 정책 산업 연구(https://brunch.co.kr/@kakao-it/234)의 인터뷰를 각색한 내용을 추가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CoinTime 책임 편집자: sh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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