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의 블록체인, 중국의 블록체인

    2018/09/07 10:21 주아름 huang 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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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올 1월, 올해 주목해야 할 '전자정부 10대 유망기술'에 블록체인 네트워크, 대화형 인공지능(AI) 플랫폼 등을 선정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을 시도하는 한국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얼마 전 KT가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을 일례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유망 기술에 대한, 특히 블록체인 관련 정책에 대한 방향성은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중국은 현재 G2 국가로 전 세계 금융의 중심국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한국인이 ‘중국은 아직 멀었지’라고 생각하지만, 금융 중심국이 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은 금, 달러, 위안화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1980년대 덩샤오핑이 외쳤던 ‘도광양회(韬光养晦)’라는 키워드를 블록체인 영역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멈춰 보이는 듯 하지만 중국은 블록체인과 관련된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2015년 10월, 사이버관리국(CAC)이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적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2016년 들어서는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에서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동년 12월 27일에 발간된 135 계획(제13회 5개년 계획)에서는 IT기술의 발전이 강조되며 ‘블록체인의 개발’이 언급됐다.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두고 도입을 논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관심은 꾸준했다. 올해 중국 공산당의 가장 큰 행사인 양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재차 표출했으며, 5월에는 시진핑(习近平) 국가 주석이 블록체인이 유망 기술이라는 발언을 직접 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정부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관심이 ‘단순한 관심’으로만 끝나지 않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중국 블록체인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민간 기업, 그리고 산업계 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하는 행태는 중국 블록체인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분석할 수 있다. 중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라고 할 수 있는 공업화신식화부(工业和信息化部, 약칭 공신부)는 2018년 3월 중순, 전국 블록체인 및 분산 원장 기술 표준화 기술 위원회의 설립 준비 사실을 발표했다. 동월 하순에는 중국인민은행이 글로벌 핀테크 회의에서 산하 기관을 통해 자체 개발 서비스형 블록체인(BlockChain as a service, BaaS)의 오픈 플랫폼을 공개했다. 항저우시의 경우, 블록체인을 적용하여 분리수거를 시도하고 있으며, 톈진시는 블록체인을 적용한 AI CITY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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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톈진시에서 스마트도시 사업 주요 적용 대상인 빈하이신구와 중신생태성동리구)

이번에는 민간 기업을 살펴보자. 사실,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 역시 한국과 비슷하게, 중소기업 주도의 단일 프로젝트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关村)의 경우만 봐도, 중소기업 주도의 단일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 중국의 3대 IT기업을 가리키는 약칭), 국가 기관까지 가세하여 ‘블록체인의 실험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BAT의 경우를 좀 더 살펴보면, 바이두는 올해 7월 블록체인을 적용한 저작권 보호 서비스를 개시했다. ‘토템(图腾)이라고 명명된 이 저작권 보호 서비스는 블록체인의 위변조 불가성에 기반했으며, 여기에 바이두의 인공지능 사진 식별 기술을 결합하여 이미지 판권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알리바바는 직접 나서는 것보다는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다. 자회사인 티몰 홍콩(TMALL.HK)이 물류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하여 성공한 사례를 발표했으며, 텐센트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보안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력 중이다. 그리고 올해, 중국이 블록체인 관련 특허 최다 출원국(2017년 기준)임이 밝혀지면서, 블록체인 선도 국가로서 그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현재 중국 블록체인 산업 시장은 2018년 기준, 6.2억 달러, 2022년 33.5억 달러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블록체인 산업, 어디로 가고 있나

이제 다시 한국 블록체인의 현실을 살펴보자.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초기 모습은 중국과 비슷했다. 스타트업 위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러다가 중국 정부에서 블록체인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고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한 2015년 10월, 한국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2015년 12월에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핀테크 해외진출 원탁회의'에서 관련 현안이 오갔다. 당시 금융결제원·금융보안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아직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경제적·기술적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후 2016년 5월, 예탁결제원이 블록체인 프로젝트 ‘하이퍼레저(Hyperledger)’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2016년 10월, 정부는 블록체인과 관련,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들이 공동 연구와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한다. 정부는 당시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핀테크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정책 금융 지원을 연간 5천억 원에서 연간 1조 원으로 늘리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동년 12월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가 공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에 대한 한국 기업의 관심도는 전체 항목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부와 민간기업의 ‘엇박자’ 양상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다가 2017년에 비트코인 열풍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도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커지고, 블록체인 도입을 시도하는 기관 및 기업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제화는 논의 중이라는 소식만 전설처럼 전해진다. 언제쯤 관련 제도가 공표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여전한 엇박자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이 힘든 한국 블록체인 산업. 아직도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Sharon Ju(주아름)

코인타임코리아의 콘텐츠 디렉터이며, 외국어 번역 행정사이다. 

한∙중 블록체인 콘텐츠 전문가로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를 인터뷰 했으며, 코인타임코리아 콘텐츠를 전반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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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CoinTime 책임 편집자: sh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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