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의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 전략,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통할까

    2018/10/16 14:55 주아름 huang 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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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이 협력해 선진국을 ‘추격’하고, 블록체인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그리고 9월 12일, 후속 조치로서 정부가 ‘블록체인 규제 개선 연구반’을 운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블록체인 분야에서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 전략을 쓰겠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패스트 팔로어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를 참고하여 더욱 향상된 상품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한국이 참고할만한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퍼스트무버’는 누구인가. 현재 한국 정부가 ‘이원화 전략(블록체인 기술은 양성하되 암호화폐는 강력하게 규제하는 방식)’을 표방하면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쓴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 선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패스트 팔로어 전략의 달인, 중국

한국과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 태동기는 상당히 유사했다. 지금의 한국이 그렇듯, 중국 역시 블록체인 선도국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중국은 이 시점부터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고, 한국은 민∙관간 엇박자 양상을 보이며 그 위상이 크게 차이가 나게 됐다. 

 

한국이 참고할 만한 ‘퍼스트무버’로서 중국이 적합한지는 블록체인 특허 출원 현황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특허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기준 블록체인 특허출원 수 25건을 기록하며 한국의 33건보다 특허 출원이 적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2016년에 321건을 기록하며, 그 이후부터는 블록체인 특허 출원 1위 국가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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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독자 중에는 특허 출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사실 특허 ‘출원’ 자체는 발명자가 자신의 발명을 등록받기 위하여 출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행위로, 출원으로 어떤 권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산업에서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또한, 대부분 국가가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어 출원된 ‘동일∙유사발명 출원’이 있는 경우, 우선의 지위를 갖게 된다는 의의가 있다. 또, 최근 중국 특허데이터연구센터(Incopat)와 특허 리서치 업체 페이터닉스(Patentics)가 중국·미국·유럽·일본·한국 등 5개 국가의 특허 기관과 PCT 특허 신청 공개 데이터를 집계한 공개 자료에는, 중국 기업 5곳이 특허 출원 기업 TOP 10(2018년 8월 10일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1위는 특허 90개를 출원한 알리바바가 차지했다.

 

특허출원 외에도 중국은 블록체인 세계의 ‘퍼스트무버’다운 행적을 보여주고 있다. 2018년 9월 기준, 중국 인터넷 법원은 온라인 심사 및 일체의 플랫폼을 신규 개설하면서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역 등이 조작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중국 5대 국가은행 연합은 무역 금융 블록체인 플랫폼의 1차 시험 운행에 돌입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금융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개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 국무원 산하 민정부(民政部)도 공익 프로그램에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렇듯, 민간 기업뿐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 블록체인 적용 사례를 무수히 쏟아내고 있다. 한정된 지면에 그 많은 사례를 모두 실을 수는 없어서 아쉬울 정도다.

 

 

이원화 전략의 달인, 중국

솔직히, 한국은 이미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전력이 있는 국가다. 블록체인 분야에서야 중국이 더 빠르게 움직여 ‘퍼스트 무버’ 수준으로의 전환에 성공했지만, 한국의 산업사(史)를 살펴보면 패스트 팔로어로 시작, 세계 최고로서 많은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국가가 한국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산업에서는 ‘이원화 전략’을 동시에 펼쳐나가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고민일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중국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뤄내는 한편,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원화 전략까지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있다. 중국 외에도 많은 국가가 ICO(암호화폐공개, 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하고 있긴 하다. 그와 비교해도 중국은 관련 법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올해 8월7일에 중국 사이버관리국(CAC)에서 발표한 <인스턴트 메시징∙공중 데이터 서비스 발전 관리에 관한 잠정 규칙>이 있다. 이에 근거하여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 ICO 등의 홍보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 법령을 위반했다는 명목으로 크립토 관련 미디어의 계정을 일시 정지시키는 일도 있었다. 또, 중국 인터넷 금융 신고 정보 플랫폼(中国互联网金融举报信息平台)이 토큰 발행과 관련된 내용을 인터넷 금융 신고 범위에 편입한다고 밝히면서 업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렇듯 중국은 한국이 표방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과 이원화 전략을 동시에 쓰면서, 자국의 블록체인 산업을 엄청난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타 산업에서도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앞서나가는 것이 있다면 참고 사례로 삼아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블록체인 영역에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고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 많은 이들이 말하듯, 블록체인 산업은 ‘엔터프라이즈급’ 시장으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국이 올바른 방향과 전략을 선택하여 블록체인 선도국으로, 더 나아가 4차 산업 선도국으로서 자리 잡길 바란다. 


Sharon Ju(주아름)

코인타임코리아의 콘텐츠 디렉터이며, 외국어 번역 행정사이다. 

한∙중 블록체인 콘텐츠 전문가로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를 인터뷰 했으며, 코인타임코리아 콘텐츠를 전반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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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책임 편집자: sh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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